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지혜로운 선인들의 교훈-고사성어]명불허전

포스트신문 기자 입력 2021.12.17 14:11 수정 2021.12.17 14:12

이름은 헛되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명성(名聲)이 널리 알려진 데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중국 전국시대에 이른바 ‘전국사공자(戰國四公子)’가 있었다. 제나라 맹상군, 조나라 평원군, 위나라 신릉군, 초나라 춘신군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식객 3000여 명을 거느리고, 인재를 초빙해 우대하고, 의리를 중시한 인물들이다.이 중 맹상군(孟嘗君) 전문(田文)은 제(齊)의 왕족으로 진(秦), 제(齊), 위(魏)의 재상을 역임한 실력자였지만, 식객을 대등하고 진솔하게 대우하여 다양한 재주를 지닌 사람들이 그의 영지로 모여들었다. 
《사기(史記)》에는 맹상군이 식객들을 얼마나 잘 대우했는지를 보여주는 다양한 일화들이 기록되어 있다.그는 손님을 접대할 때에는 병풍 뒤에 늘 보좌하는 이를 두었고, 손님에게 거처하는 곳이나 친척 등에 관해 묻는 내용을 기록하게 했다. 그리고 손님이 떠나면 사람을 보내 집안 형편을 살펴 그 친척들에게 선물 등을 보내주었다.
어느 날은 맹상군이 밤에 손님들과 함께 밥을 먹는데, 한 손님이 맹상군만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오해하여 떠나려 했다. 그러자 맹상군이 스스로 밥상을 가져와 비교하니 손님이 부끄러워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이 일로 수많은 재주를 지닌 사람들이 맹상군에게 더욱 몰려들었고, 맹상군은 손님을 가리지 않고 잘 대우해 사람마다 모두 맹상군이 자기와 친하다고 여겼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가 진(秦) 소왕(昭王)의 초빙을 받아 재상이 되었다가 모함을 받아 진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유래한 계명구도(鷄鳴狗盜)의 고사(古事)처럼, 그에게는 도둑질을 잘하는 사람과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 등 온갖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마천은 《사기》 열전(列傳)에서 “맹상군이 객을 좋아하고 스스로 즐거워했으니 그 이름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서 ‘이름은 헛되이 전(傳)해지지 않는다’는 뜻의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표현이 비롯되었으며, 명성(名聲)이 널리 알려진 데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음을 나타내는 말로 오늘날에도 널리 쓰인다.



저작권자 포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