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에 살다 보니 가끔씩 “스님, 저 오늘부터 OO기도 시작했어요. 회향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라는 말들을 듣습니다.
당연히 안하는 것 보다야 훨씬 좋지요.
여러 불자들에게 ‘다만 꾸준히 할 것’을 권해보지만, 한결같이 하는 이는 참 드물더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당부를 해도 하지 않는 이, 답답한 일이 생기면 조금 시작하다가 그쳐 버리는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부디 무엇 하나든 꾸준히 해 보십시오. 얄팍한 꾀를 부리지 말고 지극한 정성으로 계속하면 큰 힘이 생겨남은 물론이요 이루지 못할 일이 없게 됩니다.
1970년대 중반, 부산에 일흔을 넘기신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고 합니다. 그 연배의 사람들 중에는 어린 시절에 글을 배우지 못한 분들이 많았는데, 그 할머니도 글을 읽기조차 못했습니다. 할머니는 오십 줄에 접어들면서부터 어디서 누구에게 권유를 받았는지 ‘관세음보살’을 열심히 불렀습니다. 몇 년을 ‘관세음보살’만 열심히 불렀는데, 어느 날부터 주위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참 안 됐구나. 얼마나 아프겠느냐?”
그리고는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아픈 몸을 한 5분 안팎으로 쓰다듬어 주시는데, 신통하게도 통증이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든지 그 할머니가 부르는 ‘관세음보살’ 소리와 자비로운 손길을 경험하면 쾌차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근래에는 정진하는 참선단체도 많고, 절에 다니면서 수행하는 보살들도 상당히 많아졌으며, 천수다라니를 하느니, 사경을 하느니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도 그런 힘을 나타내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진득하게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끝을 볼 때까지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눈앞의 문제만 해결되면 적당한 수준에서 그만두고,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하면 솔깃하여 그쪽으로 가버리기 때문입니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은 한결같은 꾸준함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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