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말씀에 원력(願力)이 있는 곳에 성취가 있다고 했습니다. 원력이라 함은 곧 희망의 크기와 밀고 나가는 뚝심을 말함입니다. 그러므로 원이 없이 하루하루 무의식적으로 연명하는 사람은 산송장과 다를 바 없습니다.
원이 있는 사람은 의식이 분명하여서 자기가 이 세상에 왜 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목표와 가치를 설정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기도도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원에는 중생이 세우는 작은 원이 있는가 하면, 불보살이 세우는 큰 원이 있습니다.
작은 원은 그 바라는 바가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이며 자기중심적 입니다. 큰 원은 종합적이고 입체적이며 전체 이익을 추구합니다.
저희 기원정사를 다녀가시는 불자님들께서 가끔씩 기와불사에 동참하셔서 기와장에 직접 축원내용을 적어 두고 가십니다.
그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이 가족의 건강과 가족의 소원들을 잔뜩 적어두었지, 불국토 건설이라던지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는 대승불교 최고의 덕목을 발원하는 사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길이 없습니다.
또 때로는 방생법회에서 본인들 스스로 원을 적은 축원 카드를 읽던 중 놀랄만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정작 그날 법회의 목적이 미물의 방생임에도 불구하고 그 미물의 해탈을 바라는 내용이 전혀 없더라는 사실입니다.
사시 불공에 동참 해 보신 불자님들이라면 불공 마지막 각 개별적인 가족축원 말미에 “연후원 항사법계 세세상행 보살도 구경원성 살반야 마하반야 바라밀”이라고 독경하는 스님 염불을 들었을 것입니다.
“나의 모든 기도 생활이 세세생생 동안의 보살도로 연결되어서 끝내 부처님 세계로 이루어지이다”라는 내용인데 바로 이 발원문이 가장 전형적인 불자의 서원 모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절에 오래 주석한 스님은 그 절 대웅전의 부처님을 닮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겉모양은 물론이고, 속모양도 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을 닮아야 합니다.
든든한 부처님 빽 믿고 큰 원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자명스님(기원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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