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지혜로운선인들의 교훈-교사성어]교각살우(矯角殺牛)

포스트신문 기자 입력 2022.04.19 14:07 수정 2022.04.19 14:08

소의 뿔 모양을 바로잡으려다가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작은 흠이나 결점을 고치려다가 도리어 일을 그르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도성의 종루에 사용할 종을 처음 만들 때 소의 피를 종에 바르고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이 때 사용하는 소는 외모가 준수하게 잘 생기고 털빛이 좋으며 반드시 양쪽 뿔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는 것이어야 했다. 그러기에 그런 조건을 갖춘 소는 당연히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었다.
곧 종루에 걸 새 종이 만들어져 종제가 열리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어느 시골 마을 농부가 자기가 기르고 있는 여러 마리의 소를 샅샅이 살펴봤지만 뿔이 잘 생긴 놈은 모두 외모나 털빛이 시원찮고 털빛이 좋은 녀석은 뿔 모양이 엉망인지라 조건을 충족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농부는 외모가 준수하고 윤기가 흐르는 좋은 털을 가진 소 한 마리를 골라 뿔을 바로잡기로 했다. 농부는 삐뚤어져 있는 뿔을 균형 있게 바로잡으려고 줄로 팽팽하게 뿔을 동여매었더니 뿔이 뿌리째 빠져서 소가 죽었다. 소를 비싼 값에 팔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농부의 허황된 꿈은 산산 조각이 나고 제일 잘생기고 튼튼한 애꿎은 소 한 마리만 잃고 말았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교각살우는 조그마한 결점을 고치려다가 수단이 지나쳐서 오히려 큰 손해를 입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굽은 것을 바로잡으려다가 지나치게 곧게 하여 오히려 나쁘게 된다는 뜻의 교왕과직(矯枉過直)이나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입는다는 뜻의 소탐대실(小貪大失)과 비슷한 말이다. 또한 우리 속담의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草家三間) 다 태운다'와도 같은 뜻이다.



저작권자 포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