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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우울증 극복하는 법

포스트신문 기자 입력 2022.05.04 10:27 수정 2022.05.04 10:29

어제 어떤 보살님께서 우울증이 오는 것 같다며 무기력해 짐을 하소연 해 왔습니다.
우울증의 최초 원인을 찾아보면 놀랍게도 슬픔이 아니고 분노인 경우가 많다는 발표가 있었지요.
내 안에서 분노가 일어나는데 그 분노를 상대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마음속에서 삭이다 보니까 자기 안에 갇힌 분노가 자기를 치게 되는 것입니다. 내 감정을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하니 어느 순간부터는 무기력해지고 그것이 계속 진행되면 우울해 지고요. 이때 내가 어떤 분노가 일어나는지,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다 보니 무기력이 생기면서 우울증상도 점차 증대됩니다.
그런데 우울증을 이겨내신 어느 보살님의 비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막 소문냈어. 나 우울증이야... 나 우울증이야... 그러니까 건들지 마” 라고요. 식구들한테, 며느리한테 마구 마구 소문을 냈더니 큰 효과가 있더라는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 효과가 있었을까요?
제 생각에 그것은 이 두 가지인 거 같습니다.
첫째, 어떤 것이든 일단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그 고민의 50%는 해결됩니다.
가장 무서운 것이 ‘꽁~’ 하게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혼자서만 고민을 거듭하다 스스로 그 생각에 갇혀 버리는 게 가장 무서운 것이지요.
그리고 둘째는 무엇일까요?
그렇게 우울증을 소문대면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고, 알게 모르게 도와주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우울증을 이겨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혹시 이것이 아닐까요?
주변 사람들과 고립되지 않는 것 말입니다.
그러니까 소문내셔야 합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병을 소문내라고 하셨습니다.
몸의 병만 그러라는 게 아니겠지요. 마음의 병은 더욱 그래야 합니다.
왜냐고요? 마음의 병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돈 자랑은 나를 고립시키지만 고민자랑은 나를 해방시킵니다.


자명스님(기원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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