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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아름다운 죽음

포스트신문 기자 입력 2022.07.06 15:24 수정 2022.07.06 15:25

오늘도 환자 한분이 장례식장으로 옮겨진다.
심장이 점점 식어가는 한 생명은 또 영혼 속으로 사라진다.
인생은 누구나 죽음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간다.
그렇다면 차분하고도 품위 있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웰다잉의 순간을 지혜롭게 준비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루하루 죽음으로 향한다는 의식을 하게 되면 슬픔이 몰려오지만 용기를 내어 펜을 들어 본다
호스피스 석사 논문을 꺼내들고 찬찬히 다시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글을 이어가고자 한다.
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와 그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행위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신체·정서·영적으로 도움을 줌으로써 사별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경감시키기 위한 총체적인 돌봄(holistic care)을 뜻한다.
호스피스완화 간호는 말기환자와 임종환자 그리고 그 가족들을 돌보고 지지한다. 그들의 남은 생을 가능한 편안하게하고 충만한 삶을 살도록 해준다.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죽음을 삶의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호스피스는 삶을 연장시키거나 단축시키지 않는다. 환자와 그 가족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가능한 모든 자원을 이용하여 신체·사회·심리적·영적 요구를 충족시켜 죽음을 준비하도록 돕는다
엘리자베스 퀴불러-로스(kubler-Ross)는 인간은 부인>분노>협상>우울>수용의 5단계를 거쳐 죽음을 수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정단계에서는 당사자가 시실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다만, 성급하게 당사자의 상태를 말했다가는 당사자가 더 부인할 수 있으니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진 후에 말해줘야 한다. 분노단계에서는 왜 나만 죽어야하는가 라며 가족, 의사, 간호사, 신에게까지 분노를 표출한다. 타협단계는 환자가 다음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하며 짧게 지나간다. 우울단계는 애착을 가진 모든 대상과 헤어진다는 사실에서 우울증이 나타난다. 슬픔을 표현할 때 옆에 있어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우울함을 예민하게 받지 말고 최대한 부드럽게 받거나 혼자 감성을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수용단계는 차분하게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침묵이 소통을 대신 하게 되며 자신이 죽은 후 남겨질 사람들의 슬픔을 이해해주기로 한다.
퀴블러-로스가 말한 부정단계에서 뚜렷이 나타나는 사례를 어제도 눈앞에서 보았다.
30대의 남자환자는 황달과 복수가 찬 상태에서 어제 병원으로 이송되어왔다. 환자는 혼수가 가끔씩 나타나며 산소호흡기와 가슴에는 모니터를 달고 숨을 헐떡이고 있는 상황인데도 어머니는 현실을 부정하면서 극도의 불안과 혼란 속에 부정과 흥분을 하면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타협단계에서는 후회스런 삶을 살았다면 주위사람까지 힘들 정도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죽음이 언제 성큼 다가올지 모르지만 죽음이 다가 왔을 때 후회 없이 살기위해 하루하루가 특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오늘 하루도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아보자.
다음 편에서는 남편의 사별로 인해 고통을 경감시키는 방안에 대해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박윤금(제일요양병원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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