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섬망 증상은 서로 겹치기 때문에 치매와 오해를 받기도 한다.
섬망 증상의 특징은 문맥이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를 계속한다든가, 상황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며 안 보이는 사람을 보인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이유는 환청과 환상을 종종 겪기 때문이다.
며칠 전 가까운 지인이 입원을 하였다. 아들이 교통사고가 났다고 밖으로 자꾸 나가고 횡설수설 하면서 대소변이 스스로 할 수가 없어서 병원으로 오게 되었다.
슬하에 딸 두 명과 열 살 터울의 막내가 있다고 하였다. 어머니는 일찍 남편을 여의고 삼남매를 키우느라 많이 힘이 들었다고 하셨다. 성격이 엄하셔서 자식들을 강하게 키우셨다고 하시며 딸 이름을 불러주면 입가에 미소를 띄우지만 아들을 얘기하면 표정이 무표정인 것을 보면 아기자기한 정을 내는 딸들이 치매환자에게는 큰 위안이 되는 듯하였다.
고운 치매인 듯 하여 그나마 다행이다. 나만 보면 춤을 추었다 하시고 보고 싶었다고 반갑게 맞이하였다. 가슴 한켠에 젊었을 때는 정신이 초롱같았고 어쩌다 마주치면 늘 웃는 모습이었는데 왜 하필 기억 상실이 되어 사회활동을 못하실까를 생각하니 맘이 늘 짠하다.
기억상실은 심리적 원인에 의하여 무의식적으로 발생하며 트라우마와 같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큰 고통을 겪으면서 발생한다. 대개 일시적인 증상이지만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동반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
기억상실은 심장에서 뇌로 가는 혈류의 이상이나 혈관성 기전으로도 생긴다. 또 두통이 심한 경우에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편두통 환자들의 경우 이런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MRI를 통해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분을 확인해서 미세혈관에 허혈 병변이 있게 되면 이것이 기억과 관련이 있다고도 본다. 해마로 가는 혈류장애로 인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혈관협착 등이 관찰되면 뇌졸중을 예방하는 차원으로 치료를 한다. 주로 항혈소판제나 아스피린 같은 약제를 사용한다. 기억력을 올리는 약제를 쓰기도 한다.
해마손상이 자주 재발되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결국 치매로 넘어갈 위험성이 있다.
해마가 위축소견을 보이면 앞으로 치매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콜에 의해 기억장애도 반복되면 해마의 위축을 반복적으로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술로 인해 기억장애가 발생한다면 당연히 술을 줄여야 치매를 사전에 예방할 수가 있다.
경로당에 모인 어르신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치매이다.
치매는 오지 말아야지 하고 간절히 소원하지만 미래를 점칠 수 없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어떻게 살아왔느냐의 물음은 치매를 예방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운동과 식이조절로 건강관리를 해 왔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에 옮기면 되고 불규칙한 생활이었다면 지금부터 끔찍한 치매는 나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하려면 절제된 일상으로 돌아 가야하지 않을까
박윤금(제일요양병원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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