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절에 다니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했을 생각이 바로 좋은 스승을 만났으면 하는 욕심일 것입니다.
좋은 스승이란 어떤 분일까요?
남들이 좋은 스승이라니까 무조건 의지하며 시키는 대로 한다면 그걸 두고 바른 수행이라 할 수 있을까요. 하나를 배우면 둘, 셋을 그에게 의지해야 하고 여러 가지 도움을 얻고서도 의존하는 힘이 자꾸 세진다면 그건 분명 깨달음의 길이 아닐 것입니다.
바른 스승, 좋은 스승이라 함은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이라야 합니다.
그것이 정법의 가르침이니까요.
정법이냐 사법이냐의 갈림은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고 나의 역량이 점점 키워지고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개 자신의 욕구충족 정도에 따라 행과 불행을 구분합니다만 그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바른 수행입니다.
이를 두고 진정한 자유, 바로 '해탈'이라고 하는 것이고요.
그러니 좋은 스승을 만나려면 좋은 스승을 만나야겠다는 욕망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이 욕망에 사로잡혀 있으면 설령 부처님이 오셔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결국 부처란 게, 좋은 스승이란 게 내가 바른 믿음으로 섬기는 대상이어야 합니다.
절에 가서 부처님께 공양 올리면 등 돌렸던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는데 하물며 산사람에게 불공 올리듯 지극정성을 다한다면 영험이 어찌 없겠습니까.
성철큰스님께서 하신 설법 중에 '나를 해롭게 하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존경하고 돕는 것이 참된 불공이다'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나를 해롭게 하고 미워하는 그 사람이 바로 좋은 스승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좋은 스승을 많이 섬긴다면 굳이 극락세계를 따라 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명스님(기원정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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