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등진 채 진을 친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결사적인 각오를 다진다는 의미 또는 죽을 각오로 일을 마주한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다.
사기(史記)의 '회음후(淮陰侯) 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회음후는 회음지역의 제후인 한신(韓信)을 말한다. 기원전 204년, 한신은 유방(劉邦)의 명령으로 조(趙)나라를 공격했다. 병력은 불과 2만명에 불과했다, 반면 조나라는 20만 대군이었다. 조나라 군대는 성 밖으로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장기전을 펼쳤다. 한신의 군사들은 점점 지쳐갔다. 이에 한신은 물러나는 척하며 성 밖의 강을 등지고 진을 쳤다. 후퇴하는 적군을 보고 사기가 오른 조나라는 성 문을 열고 나와 공격을 시작했다.
퇴로가 없는 한신의 군대는 결사적으로 싸웠다. 이 때 성 부근에 매복해 있던 한신의 다른 군사들이 기습적으로 성 안으로 진입해 성을 점령해 버렸다. 한신은 승리했다. 승전 축하연이 벌어졌을 때 부하 장수들이 한신에게 물었다. "장군께서는 강을 등지고 싸웠는데(背水陣), 이것은 어떤 전법입니까?" 한신은 답했다. "사지(死地)에 두어야만 필사적으로 싸우는 것이다. 그래서 강을 등지고 진을 쳤다."
뒤에 강물이 흐르니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싸움에 져서 죽든지 강물에 빠져 죽든지 죽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우게 된다. 그러다 보면 돌파구가 생긴다.